어느 덧 미국에 온지도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늘 많은 사람들이 거론하는 문구를 한번 더 쓰겠습니다. 시간 참 빠릅니다. 귀찮았던 적도 많았고, 때론 짜증나기도 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재미가 있었던 BSML 이라는 학원 생활을 끝낸다 생각하니 확실히 많이 아쉽네요.
여행이라 핑계대고 나름 도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저로서는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오늘부터 몇가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나름의 노하우가 될 수도 있고 전혀 쓸데 없는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유학을 오기 전 많은 분들이 기숙사냐, 홈스테이냐 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 누군가 묻는 다면 저는 단연코 홈스테이를 추천하겠습니다. 물론 복불복 입니다. 좋은 홈스테이 가족 분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렇게 본인이랑 맞지 않아서 힘들게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다 좋은 경험입니다. 어짜피 미국 문화를 배우러 온 것. 하나씩 그렇게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면 좀 더 빨리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왜냐. 머리로 기억하는 것보다 몸이 더 정확히 잘 기억하거든요. 몸이 최대한 빨리 이 곳 생활에 익숙해져야 공부도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단란한 미국인 가족을 만나는 것을 꿈꾸며 홈스테이를 신청 합니다. 거기서 몇 달 있다 보면 나도 네이티브 처럼 팍팍 늘겠지. 하는 마음에 두말 않고 들어가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본인과 잘 맞아서 좋은 곳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달라서 적응하기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BSML에선 기본적으로 학원측에서 홈스테이 가정을 배정해주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변경도 가능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마찰이 있을 수도 있고 좀 더 구체적이고 합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일단 어느 정도 괜찮은 집에 들어 갔다는 가정 하에 얘기하겠습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가족 분들은 친절합니다. (여태껏 처음부터 찬밥신세였다는 말은 못 들어봤습니다.) 헌데 2~3일 가량이 지나고 하나의 분기점이 있습니다. 보통 가족 분들이 학생을 판단하는 기준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2~3일 동안 여러분이 어떤 태도를 취하냐에 따라 앞으로의 홈스테이 생활이 많이 갈릴 거라 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난다던 지 식사 준비를 돕는다던 지 기본적인 생활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면 그 분들도 호의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첫인상은 중요하니까요.) 어렵습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저처럼 소극적인 분들은 더더욱 말 걸 용기가 안 생깁니다. 그런데 한번만 눈 딱 감고 해보면 의외로 쉽습니다. 한번이 어렵지 두 번째? 쉽습니다. 세 번째? 더욱 쉽습니다. 그러고 너나면 몸이 기억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 여러분이 떨고 있진 않잖아요. 조금씩 친해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자 그러면 2~3일(보통 학기 시작 2일 전쯤 배정되기 때문에 그 때 쯤부터 학원을 가야 합니다.) 정도 지났을 테니 이제 학원을 갑니다. 약간 미국 분위기에 적응하려는 중이고 아직 아무 것도 모를 때 입니다. 수업을 가도 긴장되고 집에 와도 나름 긴장되고 스트레스가 이중으로 쌓입니다. 자, 첫번째 고비 기간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딱 일주일, 초기라 다들 의욕도 엄청나게 충만합니다. 다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홈스테이 가족분들이 모두 바쁘시지 않다는 전제하에(보통 학생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식사시간 저녁 식사후 시간 정도에 보통 담소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굳이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많이 들으세요.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보다는 어떤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어떤식으로 문장을 만드는지 구조를 파악하는게 좋습니다. 분명 몇개쯤 혹은 그 이상 어? 저거 내가 배운건데 이런식으로도 쓰이는구나. 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겁니다. 혹은 내가 아는 단어인데 다른 식으로도 쓰이는구나 하는 등의. 절대.!. 그냥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꼭 받아적어두세요. 물론 대화중에 받아적는건 좀 이상하니 기억해두셨다가 적어두세요. 본인이 한번 들으면 모든 걸 기억할 수 있는 천재가 아닌 이상요. ( 이 방법은 수업시간에도 써먹으시면 상당히 유용합니다. ) 초기에는 분명 말도 더듬거리고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지만 말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경우 이러한 대화하는 방식을 파악해두시면 나중에 어떤 형태가 되든 기본적인 대화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때부턴 대화가 좀 편해지고 말하기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 일주일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 시작단계에서 좋은 습관들을 만들기 상당히 편하거든요. 몸에 한번 적응시키면 일사천리.! 자. 좀 쉬워진 것 같지 않습니까?
내용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네요. 앞으로 연이어서 계속 쓸 계획이긴 한데... 저의 게으름이 언제 다시 찾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확답은 못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